엔트로피

"시간은 왜 거꾸로 흐르지 않는가?"

상태: 질서 (낮은 엔트로피)

🎲 무질서도의 법칙: 열역학 제2법칙

우리는 본능적으로 시간의 방향을 압니다. 엎질러진 물은 다시 컵으로 돌아가지 않고, 깨진 유리잔은 다시 붙지 않습니다. 자연은 언제나 확률적으로 '질서 있는 상태'에서 '무질서한 상태'로 나아갑니다. 이 무질서의 척도를 엔트로피(Entropy)라고 하며, "고립된 계의 총 엔트로피는 항상 증가한다"는 것이 우주를 지배하는 철칙, 열역학 제2법칙입니다.

🏹 시간의 화살

뉴턴의 운동 법칙이나 슈뢰딩거 방정식 등 대부분의 물리 법칙은 시간을 거꾸로 돌려도 성립합니다(시간 대칭성). 하지만 엔트로피는 유일하게 비가역성을 가집니다.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이 곷 미래이며, 감소하는 방향이 과거입니다. 에딩턴은 이를 '시간의 화살'이라 불렀습니다. 우리가 과거는 기억하지만 미래는 기억할 수 없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 볼츠만의 통계학

오스트리아의 물리학자 볼츠만은 엔트로피를 원자들의 확률로 설명했습니다. 방 안의 공기 분자들이 한쪽 구석에 정렬될 확률(질서)보다, 방 전체에 흩어질 확률(무질서)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자연은 그저 확률이 높은 쪽으로 움직일 뿐입니다. 그의 묘비에는 그가 발견한 불멸의 공식 S = k log W가 새겨져 있습니다.

🔥 우주의 열죽음 (Heat Death)

이 법칙을 우주 전체에 적용하면 암울한 결론에 도달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우주의 엔트로피는 계속 증가하여, 결국 모든 별이 타고 에너지가 균일하게 퍼져 더 이상 아무런 변화도 일어날 수 없는 평형 상태가 됩니다. 이것이 우주의 종말 시나리오 중 하나인 열죽음입니다. 생명체는 외부 에너지를 섭취하여 일시적으로 내부의 엔트로피를 낮추는, 우주의 거대한 죽음의 흐름을 거스르는 기적적인 존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