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밖의 경계가 사라진 무한의 고리"
종이 띠를 한 번 꼬아서 붙이면 신기한 일이 벌어집니다. 안쪽 면을 따라 선을 그며 가다 보면, 종이를 떼지 않고도 바깥쪽 면에 도달하게 됩니다. 즉, 안과 밖의 구분이 없는 단 하나의 면(One-sided Surface)을 가지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뫼비우스의 띠입니다.
뫼비우스의 띠는 기하학이 아닌 '위상수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여는 열쇠가 되었습니다. 위상수학에서는 컵과 도넛을 같은 모양으로 칩니다(구멍이 하나니까요). 이처럼 길이나 크기가 아니라, '연결 상태'와 '공간의 성질'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뫼비우스의 띠는 이 시작도 끝도 없는 순환성 때문에 재활용 마크(♻️)의 모티브가 되었으며, 영원한 사랑이나 무한한 에너지를 상징하는 디자인으로도 널리 쓰입니다. 우리의 삶이나 역사 또한 직선이 아닌 거대한 뫼비우스의 띠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