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 제로, 에너지 혁명의 꿈"
전선에 전기가 흐를 때 필연적으로 열이 발생하고 에너지가 손실됩니다(전기 저항). 하지만 1911년, 특정 물질을 절대 영도(-273.15도) 가깝게 냉각하자 갑자기 저항이 완벽하게 '0'이 되는 현상이 발견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초전도 현상(Superconductivity)입니다. 저항이 없다는 것은 한 번 전류를 흘려주면 전원 없이도 영원히 전기가 흐를 수 있다는 뜻이며, 에너지 손실이 전혀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초전도체는 단순히 전기가 잘 통하는 물체가 아닙니다. 초전도 상태가 되면 내부의 자기장을 밖으로 밀어내는 마이스너 효과가 발생합니다. 이로 인해 자석 위에 초전도체를 놓으면 마치 마법처럼 공중에 둥둥 뜨게 됩니다. 영화 <아바타>에 나오는 공중에 뜬 산들은 이 초전도 물질(언옵테늄) 덕분이라는 설정입니다.
도대체 왜 저항이 사라질까요? BCS 이론에 따르면, 극저온에서 전자들은 서로 반발하는 대신 두 개씩 짝을 지어(쿠퍼 쌍) 마치 하나의 입자처럼 행동합니다. 이 전자 쌍들은 군대 행렬처럼 질서 정연하게 움직여, 원자핵과 충돌하지 않고 미끄러지듯 이동합니다. 이 덕분에 전기 저항이 0이 되는 것입니다.
현재 초전도체는 영하 200도 가까운 극저온에서만 작동하여, 값비싼 냉각 장치가 필요합니다. 만약 우리가 사는 실온에서 작동하는 상온 초전도체가 발견된다면? 전력 손실 없는 송전, 초고속 자기부상열차, 주머니 속의 양자 컴퓨터 등 인류 문명은 특이점 수준의 대혁명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