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의 이론(TOE)을 찾아서"
현대 물리학에는 큰 구멍이 있습니다. 거시 세계를 설명하는 '일반 상대성 이론'과 미시 세계를 설명하는 '양자 역학'이 수학적으로 충돌한다는 점입니다. 블랙홀 내부나 빅뱅의 순간처럼 질량은 큰데 크기는 작은 상황에서는 두 이론이 모순을 일으킵니다. 이 둘을 통합하여 우주의 모든 힘(중력, 전자기력, 강력, 약력)을 하나의 공식으로 설명하려는 꿈의 이론, 그것이 바로 초끈 이론(Superstring Theory)입니다.
끈 이론에 따르면, 우리가 아는 전자, 쿼크 같은 기본 입자들은 사실 점(Point)이 아니라, 플랑크 길이(10⁻³⁵m) 수준의 아주 작은 1차원 끈입니다. 바이올린 현이 켜는 방식에 따라 다른 소리를 내듯이, 이 끈이 진동하는 패턴에 따라 어떤 것은 전자가 되고, 어떤 것은 중력자가 됩니다. 즉, 우주 만물은 미세한 끈들이 연주하는 거대한 음악이며, 물리 법칙은 그 화음인 셀입니다.
끈 이론이 성립하려면 우리가 사는 3차원 공간과 1차원 시간 외에, 6~7개의 여분 차원이 더 필요합니다. 물리학자들은 이 차원들이 아주 작게 말려 있어(Compactification)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마치 멀리서 보면 전선이 1차원 선으로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개미가 돌아다닐 수 있는 둥근 표면(2차원)이 있는 것과 같습니다.
에드워드 위텐은 5가지 끈 이론을 통합한 M-이론을 제안하며, 우주가 11차원이며 거대한 막(Brane)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우리 우주 외에도 무수히 많은 다른 우주(다중우주)가 존재할 수 있으며, 빅뱅이 두 막 우주의 충돌로 일어났을 수 있다는 흥미로운 시나리오를 제공합니다. 다만 실험적 검증이 너무 어려워 '철학'에 가깝다는 비판도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