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와 신 포도: 자기합리화의 메커니즘"
이솝 우화에서 여우는 포도를 따먹지 못하자 "저 포도는 분명 신 포도일 거야"라고 말하며 돌아섭니다. 레온 페스팅거는 이를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 이론으로 설명했습니다. 인간은 자신의 신념과 행동이 모순될 때 극심한 심리적 불편함을 느낍니다. 이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이미 저질러진 행동(포도를 못 딴 것)을 바꿀 수 없으니 신념(포도는 맛있다 -> 포도는 시다)을 왜곡하여 정신승리하는 것입니다.
담배가 해롭다는 것을 알면서도 피우는 사람은 "스트레스 받는 게 더 나빠"라고 합리화합니다. 종말론을 믿던 사이비 종교 신도들은 종말이 오지 않았을 때, 사기임을 인정하는 대신 "우리의 기도로 종말이 연기되었다"며 믿음을 더 강화합니다. 인지부조화 이론은 인간이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라 '합리화하는 존재'임을 날카롭게 지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