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진리를 낳게 돕는 질문의 기술"
고대 아테네의 거리에서 소크라테스는 사람들을 붙잡고 끊임없이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는 스스로를 지식을 주입하는 스승이 아니라, 상대방이 이미 영혼 속에 가지고 있는 진리를 밖으로 꺼내도록 돕는 산파(Midwife)라고 칭했습니다. 그의 어머니가 실제로 산파였던 것에서 유래한 이 은유는 교육의 본질을 '주입'이 아닌 '끌어냄'으로 정의합니다.
그의 대화법은 독특했습니다. 상대방을 띄워주는 척하며 "정의란 무엇인가?", "용기란 무엇인가?"라고 묻습니다. 상대가 자신 있게 대답하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으로 그 논리의 모순을 드러냅니다. 결국 상대방은 "사실 난 아무것도 모른다"는 혼란 상태(아포리아)에 빠지게 되는데, 이 '무지의 자각'이야말로 참된 앎으로 가는 첫걸음입니다.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은 현대 서양 철학화 교육의 근간이 되었습니다. 진리는 권위자가 내려주는 정답이 아니라, 치열한 이성적 대화와 검증을 통해 함께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성찰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는 그의 말처럼, 끊임없이 질문하고 의심하는 태도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