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중세가 신앙의 시대였다면, 근대는 이성의 시대입니다. 그 문을 연 르네 데카르트는 무너질 수 없는 확실한 지식의 토대를 찾고 싶었습니다. 이를 위해 그는 썩은 사과를 골라내듯, 조금이라도 불확실한 모든 것을 거짓으로 가정해보는 방법론적 회의를 시도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 들리는 것, 심지어 내 몸이 있다는 사실조차 꿈이나 환각일 수 있다며 의심했습니다.
그는 극한까지 밀고 나갔습니다. "전능하고 사악한 악마가 나를 속여서, 1+1=2라는 수학적 진리조차 거짓인데 참이라고 믿게 만드는 것이라면?" 세상 모든 것이 가짜일 수 있다는 이 끔찍한 불확실성 속에서, 그는 단 하나의 흔들리지 않는 진실을 발견합니다.
"내가 모든 것을 의심하고 있는 이 순간, 의심하고(생각하고) 있는 '나'라는 존재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악마가 나를 속이려 해도, 속임 당하는 주체인 '나'는 존재해야 합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이 명제는 인간의 이성을 철학의 중심에 세우며 근대 주체 철학의 시작을 알렸습니다.